이 글은 나음과이음이 직접 기획하고 발행한 2025 스타일 달력 ‘어리어리달력’에 대한 글입니다.

디자인 스타일
월별 페이지마다 기성 산세리프로 날짜와 요일을 단정하게 조판하고, 그 위에 블러 처리된 알파벳 그래픽을 크게 겹쳐 그래픽 레이어와 정보 레이어를 분리했습니다. 숫자는 또렷한 산세리프 볼드로, 본문 안내 문구는 같은 계열의 레귤러로 눌러 두 층의 무게를 다르게 잡았습니다. 컬러는 코랄 핑크와 옐로우 그린을 축으로 톤온톤 오렌지, 톤온톤 옐로우를 월마다 번갈아 썼고, 뒤에 깔린 기하학적 배경이 알파벳 그래픽의 흐릿한 윤곽과 자연스럽게 맞물립니다.
어리어리, 흐릿해서 오히려 눈에 남는 이름.
어리어리달력은 나음과이음이 매년 한 번 스스로 내는 숙제 같은 작업입니다. 이번 해의 주제는 ‘블러’. 선명한 글자 대신 일부러 흐릿하게 번진 알파벳을 전면에 깔았습니다. 또렷한 숫자 뒤로 물러난 알파벳은 달력을 벽에 걸어두고 멀리서 바라볼 때 비로소 제 형태를 잡습니다. 가까이에서는 컬러 덩어리, 멀리서는 글자. 같은 페이지가 거리에 따라 두 번 다르게 읽히길 바랐습니다.
매달 바뀌는 컬러, 한 해를 견디는 리듬.
열두 장을 한 컬러로 통일하지 않았습니다. 코랄 핑크가 전면을 덮는 달, 옐로우 그린이 기하 배경을 채우는 달, 톤온톤 오렌지와 옐로우가 번갈아 얹히는 달을 따로 짰습니다. 한 장을 넘길 때마다 책상 위 분위기가 바뀌도록, 달이 바뀌었다는 감각이 달력 자체에서 오도록 설계한 장치입니다. 같은 스타일은 달력뿐 아니라 포스터, 엽서, 리플렛, 홈페이지 배너로도 그대로 옮겨 쓸 수 있게 정리해두었습니다.
스튜디오가 자기 이름으로 내는 달력.
클라이언트 작업이 아닌, 스튜디오가 직접 기획해서 쓰는 글자와 컬러를 고르는 시간. 어리어리달력은 그런 틈에서 만들어집니다. 이번에는 ‘선명하지 않은 것도 디자인이 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달력 한 권으로 풀어보았습니다. 1년 내내 벽에 걸려 있을 물건이니, 한 번 보고 지나가는 포스터보다 조금 더 오래 생각한 셈입니다.
디자인 의뢰는 나음과이음 홈페이지에서 편하게 문의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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